여자를 처음 알게 된 숫총각 이야기
본문
스물아홉의 정우는 삼겹살집 불판 앞에서 소주잔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서른을 딱 몇 달 앞둔 동창 모임의 화두는 결국 여자와 잠자리 이야기였다.
"야, 김정우. 너 아직도 여자 손 한번 못 잡아본 거 실화냐? 구라 치지 마라."
맞은편에 앉은 민석이 상추 쌈을 입에 욱여넣으며 낄낄거렸다.
"총각 딱지 서른 넘어서까지 달고 있으면 그거 진짜 썩어서 떨어진다, 인마. 내가 저번 주에 갔던 신림동 안마방 매니저 누나 번호 줄까? 손기술이 아주 그냥 예술인데."
"됐어, 인마. 뭔 소리야……."
정우가 멋쩍게 웃어넘기려 하자, 옆에 있던 동진이 소주를 콸콸 따라주며 거들었다.
"빼지 마, 새끼야. 돈 주고라도 경험을 해봐야 실전에서 안 버벅거리지. 야, 남자는 서른 넘어가면 그때부턴 순수가 아니라 그냥 하자품 취급이야. 오늘 술 먹고 혼자 슥 다녀와."
"맞아, 눈 딱 감고 문 열고 들어가면 신세계라니까?"
친구 놈들의 짓궂은 농담과 웃음소리가 귀를 찔렀지만, 반박할 말이 없던 정우는 묵묵히 쓴 소주를 목구멍으로 털어 넣었다.
모임이 끝나고 혼자 남겨진 번화가의 밤거리, 알코올 기운이 온몸에 훅 번져 오르자 낮게 깔려있던 자격지심과 묘한 오기가 발동했다.
'에라, 모르겠다. 나도 언제까지 이러고 사냐.'
정우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외곽 상가 지하에 자리 잡은 낡은 안마시술소 계단을 성큼성큼 내려갔다.
계단을 다 내려가 삐걱거리는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자마자, 찌든 담배 냄새와 특유의 눅눅한 스킨 향이 코를 찔렀다.
카운터의 험상궂은 실장에게 더듬거리며 현금을 건네고 안내받은 곳은 복도 끝의 좁은 방이었다.
벽에 걸린 낡은 형광등이 지직거리며 깜빡였다. 정우는 축축한 비닐 슬리퍼를 벗고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았지만,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귓가를 때려 숨이 가빴다.
'내가 미쳤지…… 지금이라도 그냥 나갈까?'
손바닥에 흥건하게 밴 식은땀을 바지에 문지르며 안절부절못하던 찰나, 드르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안녕, 총각. 오래 기다렸어?"
와인색 가운을 걸친 여자가 방 안으로 들어섰다.
짙은 눈화장과 붉은 립스틱 사이로 살짝 번지는 눈가 주름, 족히 사십 대 초반은 되어 보이는 농익은 인상의 선영이었다.
풍만하고 묵직한 체형에서 풍기는 낯선 여자의 향수 냄새에 정우는 숨이 턱 막혔다.
"아, 아뇨……."
정우는 고개조차 들지 못한 채 침대 시트만 손톱이 하얘지도록 쥐어뜯었다.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바닥의 장판 무늬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꼴이 영락없이 죄지은 아이 같았다.
"어머, 총각. 얼굴이 왜 이렇게 새빨개? 열나?"
선영이 피식 웃으며 정우의 옆에 털썩 앉았다.
침대 매트리스가 푹 꺼지며 그녀의 따뜻한 체온과 짙은 살냄새가 정우의 온몸을 덮쳤다.
정우의 어깨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들어갔다.
"총각, 긴장했네? 편하게 있어."
선영의 목소리는 날카롭지 않고 차분했다.
하지만 정우는 여자의 눈을 마주칠 용기조차 나지 않아 침대 시트 모서리만 꽉 쥐었다.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헛기침만 내뱉는 정우를 보며, 수많은 남자를 겪어본 선영은 그가 어떤 상태인지 단박에 알아옘다.
조급함, 수치심, 그리고 거절당할까 봐 짓눌린 두려움.
"혹시…… 여자가 처음이야?"
정우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
변명이라도 해보려 했지만, 덜덜 떨리는 목소리가 오히려 완벽한 자백이 되어버렸다.
귀 끝부터 목덜미까지 시뻘겋게 달아오른 채 고개를 푹 숙인 꼴을 보며, 선영은 풋 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비웃음이 아니라, 그 서툰 모습이 퍽 귀엽다는 듯한 부드러운 웃음이었다.
"거짓말 못 하네. 손 떨리는 것 좀 봐."
선영이 정우의 굳어있는 손등 위로 자신의 손을 얹었다.
차가운 식은땀으로 젖은 정우의 손과 달리, 선영의 손바닥은 도톰하고 기분 좋을 만큼 따뜻했다.
"나이가 어떻게 돼? 한 이십 대 중반 됐나?"
"스, 스물아홉이요……."
"어머, 곧 서른이네? 친구들한테 등 떠밀려서 용기 내서 온 거야?"
정곡을 찔린 정우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비참함과 수치심에 입술을 짓깨물며 고개를 끄덕이자, 선영이 혀를 차며 그의 어깨를 툭 쳤다.
"친구 놈들이 쓸데없이 겁만 줬네. 괜찮아, 부끄러워할 거 하나도 없어. 남자가 때 되면 다 배우는 거지 뭐."
"그냥…… 제가 다 서툴러서 죄송해요……."
정우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한마디를 뱉어내자, 선영은 혀를 끌끌 차며 협탁으로 손을 뻗었다.
"죄송하긴 뭐가 죄송해. 내가 편하게 못 해줘서 그런 거니까 기죽지 마. 자, 이거 시원하게 한 모금 마셔봐."
선영은 종이컵에 시원한 물을 가득 따라 정우의 떨리는 손에 쥐여주었다.
차가운 물을 한숨에 들이켜자, 타들어 가던 목구멍과 속이 조금은 진정되는 기분이었다.
빈 컵을 건네받은 선영이 벽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자, 이러고 있으면 숨 막히니까 불부터 끄자. 여기선 아무것도 안 보여도 돼."
딸깍.
스위치 소리와 함께 지직거리던 형광등이 꺼지고, 창문 하나 없는 지하 방 안으로 칠흑 같은 어둠이 쏟아져 내렸다.
바로 앞의 손가락조차 분간할 수 없는 완벽한 암흑이었다.
시각이 차단되자 정우의 거친 숨소리만이 공기를 울렸다.
"얼굴도, 몸도 안 보이니까 부끄러워할 거 없어. 자, 일단 침대에 엎드려봐. 몸부터 시원하게 풀어줄게."
정우는 더듬거리며 침대에 엎드렸다.
잠시 후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침대 매트리스가 푹 꺼지며, 은은한 아로마 오일 냄새와 선영의 묵직한 체온이 등 뒤로 훅 덮쳐왔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네. 뼈 부러지겠어."
선영의 두툼하고 따뜻한 손바닥이 정우의 굳어있던 승모근과 척추 라인을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묵직하게 파고드는 압력에 정우의 입에서 억눌린 숨이 새어 나왔다.
"아…… 윽."
"아파? 살살 해줄게. 숨 천천히 내쉬어봐."
손바닥에 오일을 묻혀 목덜미에서부터 등, 허리 쪽으로 미끄러지듯 쓸어내리는 손길은 능숙하고 부드러웠다.
시각이 차단된 상태에서 등판을 타고 전해지는 손바닥의 마찰열과 살결의 감촉에, 정우를 짓누르던 팽팽한 긴장감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손길이 척추뼈를 타고 점점 아래쪽, 엉덩이와 허벅지 안쪽으로 은밀하게 내려가기 시작하자 정우의 호흡이 다시 가빠졌다.
"자, 이제 몸 좀 풀렸지? 천천히 천장 보고 돌아누워 봐."
선영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정우는 조심스럽게 몸을 뒤집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침대 매트리스가 삐걱거리더니, 선영이 정우의 골반 양옆으로 다리를 벌리고 자연스럽게 올라앉았다.
묵직하고 따뜻한 여자의 무게감이 아랫배를 덮쳐왔다.
"숨 깊게 쉬고…… 옳지, 잘하네."
어둠 속에서 선영의 도톰하고 따뜻한 손이 정우의 떨리는 손을 찾아 깍지를 꼈다.
살결의 온기가 서서히 굳어있던 손가락을 풀었다. 선영은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한 손으로는 정우의 가슴팍과 어깨를 천천히 쓸어내리며 귓가에 낮게 숨결을 흘려보냈다.
사십 대 여인의 노련하고 묵직한 포용력은 정우의 날 선 방어기제를 서서히 녹여냈다.
시각이 사라진 공간에서 살결이 스치는 소리, 샴푸와 살냄새, 그리고 상대의 규칙적인 호흡만이 온 세상을 가득 채웠다.
선영은 정우의 굳은 손을 겹쳐 쥐고 천천히 자신의 아랫배 위에 얹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매끄럽고 따뜻한 맨살의 감촉이 손바닥에 닿자, 정우의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손가락에 힘 빼고, 천천히 위로 올려봐."
선영의 나직한 음성을 따라 손을 올리자 얇은 브래지어 끈이 만져졌다.
정우가 멈칫하자, 선영은 그의 손등을 부드럽게 감싸 쥐며 속옷의 버클 쪽으로 이끌었다.
"옳지, 여기 살짝 누르면 풀려. 겁먹을 거 없어. 여자는 부드럽게 다뤄주면 다 좋아하거든."
탁, 소리와 함께 속옷이 풀려나가자, 풍만하고 묵직한 가슴의 부드러운 곡선이 정우의 손바닥 안으로 온전히 쏟아져 들어왔다.
숨이 멎을 듯한 탄력과 손가락 사이로 넘쳐나는 살결의 부피감에 정우는 꼼짝도 하지 못했다.
"왜 그래, 숨도 못 쉬네. 편하게 만져봐. 이렇게 손바닥 전체로 감싸 쥐고…… 살살 굴리듯이."
선영이 정우의 손을 쥐고 자신의 가슴을 천천히 주무르도록 유도했다.
손바닥에 감기는 뜨거운 열기와 손끝에 스치는 꼿꼿한 돌기의 자극에 정우의 입에서 억눌린 신음이 새어 나왔다.
"눈앞에 아무것도 안 보이니까, 손끝 감각에만 집중해 봐. 네가 느끼는 그대로 나한테 전해주면 돼."
귓가를 간질이는 다정한 속삭임과 살결의 온기가 정우의 가슴속 깊은 곳에 맺혀 있던 오랜 결핍과 불안을 하나씩 녹여내리고 있었다.
정우는 떨리는 손가락을 굽혀 처음으로 온전히 타인의 살결을 더듬기 시작했다.
차가운 세상에서 늘 뒤처지고 도태되었다는 자격지심 대신, 손끝을 타고 전해지는 뜨거운 살의 탄력과 굴곡이 머릿속을 하얗게 지워버렸다.
"어때? 느낌이 어때?"
선영이 정우의 귓바퀴를 살짝 깨물며 속삭였다.
"너무…… 따뜻하고, 부드러워요……."
"그래, 네 손으로 만지고 싶은 데 다 만져봐. 겁먹지 말고."
정우가 손바닥 전체로 가슴을 감싸 쥐고 조심스럽게 힘을 주자, 선영의 입에서 나지막한 콧소리가 흘러나왔다.
선영은 서툰 정우의 손길을 온전히 받아내며, 상체를 더 깊숙이 숙여 정우의 가슴팍에 제 맨살을 짓누르듯 밀착시켰다.
풍만하고 뜨거운 여자의 체온이 온몸으로 덮쳐오자, 정우는 주체할 수 없는 떨림에 몸을 떨었다.
선영은 그런 정우의 뒤통수를 감싸 안아 제 품으로 꽉 끌어안았다.
"천천히…… 다 괜찮아."
어둠 속에서 정우가 어정쩡하게 손만 얹고 있자, 선영은 그의 손등을 겹쳐 쥐고 천천히 힘을 싣는 법부터 가르쳐주었다.
"가만히 대고만 있지 말고, 이렇게 둥글게 원을 그리듯이…… 옳지. 너무 세게 쥐면 아프니까 부드럽게 감싸 안는 거야."
손바닥 전체로 전해지는 묵직하고 따뜻한 살결의 부피감에 정우는 얕은 숨을 들이켰다.
선영은 서두르지 않고 정우의 손가락 끝을 살며시 이끌어 꼿꼿하게 솟아오른 가슴 중앙의 돌기 위로 가져갔다.
"여기는 아기 다루듯이 살살 굴려줘 봐. 손끝으로 살짝 꼬집듯이 비벼도 좋고."
선영의 나지막한 속삭임에 용기를 얻은 정우는 굳어있던 손가락 마디를 천천히 움직였다.
엄지와 검지로 부드럽게 돌기를 집어 비틀자, 선영의 허리가 미세하게 튕기며 입술 틈으로 젖은 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아…… 응, 그렇게…… 손끝 감각 좋네."
자신이 여자를 기분 좋게 만들고 있다는 생생한 반응을 느끼자, 정우의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다.
정우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열기에 이끌려 선영의 가슴골 쪽으로 불쑥 얼굴을 파묻으려 했다.
낯설고 강렬한 살냄새에 정신이 아득해져 본능적으로 입술을 벌리는 순간, 선영의 부드러운 손바닥이 정우의 뺨을 살포시 밀어내며 제지했다.
"잠깐, 총각. 성격도 급하네."
정우는 거절당했다는 생각에 흠칫 놀라며 몸을 움츠렸다.
"아…… 죄송해요. 제가 선을 넘어서……."
당황해하며 뒤로 물러서려는 정우의 뒤통수를, 선영이 쿡쿡거리며 다시 제 품으로 끌어당겼다.
"죄송하긴. 원래 우리 같은 업소에서는 마사지하고 바로 본게임 들어가지, 이런 애무는 안 해줘. 위생 문제도 있고."
선영은 나직하게 귓가에 숨결을 불어넣으며 말을 이었다.
"근데 총각이 너무 착하고 긴장한 게 귀여워서…… 특별히 서비스해 주는 거야. 대신 제대로 배워야지?"
선영은 정우의 턱을 살짝 들어 제 꼿꼿해진 가슴 쪽으로 천천히 유도했다.
"그냥 막 깨물면 아프기만 해. 사탕 굴리듯이, 혀끝으로 살살 핥아 올리다가 입술 전체로 포근하게 감싸는 거야. 알겠지? 한번 해봐."
허락과 함께 친절한 가르침이 떨어지자, 정우는 조심스럽게 입술을 열어 선영의 가슴 중앙을 머금었다.
뺨 전체로 번지는 부드러움과 뜨거운 살 냄새를 들이마시며, 배운 대로 혀끝을 굴려 돌기를 부드럽게 감아올렸다.
"응, 읏…… 아, 그래…… 그렇게. 잘하네."
정우가 혀끝으로 굴리고 살짝 입술을 오므릴 때마다, 선영의 숨결이 파도처럼 정우의 귀를 적셨다.
선영은 만족스러운 듯 정우의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자신의 가슴으로 더 깊이 밀어붙였다.
정우 역시 여유가 생긴 다른 한 손으로 반대쪽 가슴을 감싸 쥐고 부드럽게 주무르며 자극을 이어갔다.
선영의 가슴을 머금은 채 정신없이 탐닉하던 정우는 하복부를 찌르는 듯한 팽창감에 저도 모르게 허리를 들썩였다.
마사지를 받을 때부터 하체에 덮어두었던 얇은 타월 너머로 터질 듯한 열기가 고스란히 뿜어져 나왔다.
선영은 그런 정우의 성급한 반응을 알아채고 피식 웃으며 타월을 가볍게 걷어냈다.
"가슴만 빨아도 벌써 이렇게 난리가 났네. 아주 터지겠어."
타월이 걷히며 서늘한 공기가 스치기도 잠시, 선영의 뜨겁고 도톰한 손바닥이 바짝 달아오른 정우의 물건을 묵직하게 감싸 쥐었다.
난생처음 겪는 여자의 직접적인 손길에 정우는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찌릿한 전율을 참지 못하고 엉덩이를 튕겼다.
"하…… 읏……!"
"쉬이, 놀라지 마. 벌써 가면 안 되지. 숨 길게 내쉬면서 아랫배에 힘 풀어봐."
선영은 정우가 당장이라도 터져버릴까 봐 손아귀의 힘을 부드럽게 풀고, 엄지손가락으로 민감한 기둥 옆선을 살살 쓸어내리며 타이밍을 조절해 주었다.
그러고는 상체를 숙여 축축하고 따뜻한 입술로 성기 끝부분을 지그시 머금었다.
뜨거운 구강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감각과 혀끝이 훑고 지나가는 자극에 정우는 베개를 쥐어뜯으며 허리를 덜덜 떨었다.
"잠, 잠깐만요…… 누나, 진짜 나올 것 같아요…… 앗……!"
"괜찮아, 조금만 참아봐. 흥분된다고 숨 멈추면 바로 끝나는 거야. 천천히 들이마시고…… 옳지, 잘 참네."
선영은 정우가 한계에 다다를 때마다 입술을 떼고 나직한 숨을 불어넣으며 사정감을 달래주었다.
몇 차례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자,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던 정우의 흥분도 차분하게 묵직한 쾌감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선영은 기특하다는 듯 정우의 땀에 젖은 이마를 부드럽게 넘겨주며 상체 위로 올라앉았다.
"이제 조금 진정됐지? 그럼 이제 여자가 어떻게 느끼는지도 제대로 배워야지."
선영은 정우의 떨리는 오른손을 잡아 자신의 벌어진 다리 사이로 이끌었다.
"자, 만져봐. 겁먹지 말고 손가락 펴서."
선영의 손길을 따라 정우의 손끝이 매끄러운 허벅지 안쪽을 스쳤다.
위로 올라갈수록 손가락에 닿는 살결은 땀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미끄럽고 뜨거운 체액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여기…… 엄청 뜨겁고 축축해요……."
"여자가 기분 좋고 준비가 되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물이 나오는 거야. 무턱대고 넣으려고 하면 여자도 아프고 너도 다쳐. 항상 여기가 충분히 젖었는지 손끝으로 먼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해."
선영은 정우의 손가락을 조금 더 위쪽, 도톰하게 솟아오른 은밀한 꽃잎의 맨 위쪽으로 인도했다.
"여기 작은 콩처럼 만져지는 데 있지? 여기가 제일 민감한 곳이야. 막 찌르듯이 누르면 안 되고, 손끝 지문으로 살살 원을 그리듯이 굴려주는 거야. 한번 해봐."
정우가 배운 대로 조심스럽게 힘을 빼고 손가락을 둥글게 굴리자, 선영의 허리가 가늘게 떨리며 젖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아읏…… 그래, 그렇게…… 힘 빼고 살살. 아주 잘하네."
어둠 속에서 자신의 손끝 하나에 여자의 숨결이 가빠지고 몸이 떨리는 것을 확인한 정우는, 평생 느껴보지 못한 깊은 충만감과 자신감을 맛보았다. 선영은 거칠어진 숨을 고르며 협탁 쪽으로 손을 뻗어 바스락거리는 비닐 포장을 뜯었다.
"자, 이제 실전이야. 이거 씌우는 법도 알아둬야지."
선영은 정우의 손을 잡아 콘돔의 방향을 맞추고 공기를 뺀 뒤 부드럽게 말아 내리는 법까지 차분하게 알려주었다.
그러고는 다리를 넓게 벌려 정우의 허리 위로 완전히 자세를 잡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뜨겁고 젖은 입구가 정우의 단단해진 끝부분을 지그시 내리눌렀다.
"허리에 힘 딱 빼고, 날 올려다본다고 생각해."
선영이 서서히 체중을 실어 가라앉자, 좁고 뜨거운 살벽이 정우를 빈틈없이 삼켜 들어갔다.
"하아…… 읏…… 꽉 찼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압도적인 밀착감에 두 사람은 동시에 탄성을 내뱉었다.
정우는 29년 동안 가슴에 맺혀 있던 모든 결핍과 두려움이 여자의 뜨거운 품속으로 온전히 녹아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선영의 허리를 단단하게 부여잡았다.
선영이 부드럽게 허리를 돌리며 내려앉을 때마다, 빈틈없이 조여오는 뜨거운 살벽의 마찰에 정우는 턱을 치켜들며 신음을 삼켰다.
어둠 속에서 오직 살과 살이 부딪히는 눅눅한 소리와 두 사람의 가쁜 호흡만이 방 안을 메웠다.
"하…… 읏, 총각…… 아주 잘 참네……."
선영이 정우의 가슴팍에 손을 얹고 깊숙이 눌러 앉자,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압도적인 열기가 정우의 한계를 부쉈다.
정우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선영의 골반을 꽉 쥐어 올리며 허리를 튕겼다.
"누나, 저…… 갈 것 같아요…… 앗……!"
"응, 괜찮아…… 안에 다 쏟아내……."
마지막 허릿짓과 함께 정우는 선영의 깊은 곳으로 모든 긴장과 억눌렸던 열망을 길게 뿜어냈다.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며 침대 시트로 털썩 가라앉는 정우의 이마를, 선영이 다정하게 쓸어 넘겨주었다.
잠시 거친 숨을 고르던 선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정우에게서 빠져나왔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능숙하게 콘돔을 매듭지어 휴지에 감싼 선영은 물티슈를 꺼내 정우의 사타구니를 정성스레 닦아주기 시작했다.
"고생했어. 처음 치고는 아주 훌륭했어."
따뜻한 물티슈의 감촉과 선영의 부드러운 손길이 닿는 순간, 정우의 몸에 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방금 전의 격렬했던 사정으로 다 풀렸어야 할 열기가, 선영의 손가락이 여전히 맨살을 훑는 감촉에 반응해 다시금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기 시작한 것이다.
어둠 속에서 손끝에 닿는 부피감이 다시 단단해지자, 선영이 닦아내던 손을 멈추고 헛웃음을 쳤다.
"어머……? 얘 봐라? 총각, 방금 제대로 싼 거 맞아?"
"어…… 죄송해요, 저도 왜 이러는지……."
당황한 정우가 허겁지겁 몸을 가리려 하자, 선영이 피식 웃으며 정우의 허벅지를 툭 쳤다.
"스물아홉 피 끓는 청춘이라 이건가? 마사지 시간 거의 다 끝났는데…… 참 나, 오늘 서비스 제대로 받네."
선영은 짐짓 마지못하다는 투로 투덜거렸지만, 목소리에는 장난기 어린 온기가 묻어났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대신 다시 상체를 숙여 꼿꼿하게 솟아오른 정우의 물건 쪽으로 얼굴을 가져갔다.
"마지막이야. 대신 이번엔 군소리 말고 금방 싸야 해, 알겠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촉촉하고 따뜻한 입술이 성기를 다시 한번 깊숙이 삼켜 물었다.
이미 한 차례 절정을 겪어 극도로 예민해진 신경 위로 선영의 부드러운 혀가 구석구석 감겨들자, 처음 겪었던 삽입의 묵직한 압박감과는 또 다른, 온몸을 녹여내는 듯한 나른하고 뜨거운 쾌감이 밀려왔다.
"하…… 으…… 누나, 진짜…… 감사해요……."
어둠 속에서 터져 나온 정우의 진심 어린 중얼거림에, 선영은 대답 대신 목구멍 깊은 곳까지 조이며 입술을 바짝 밀착시켰다.
단순한 욕정의 해소가 아니라, 자신을 온전히 배려하고 보듬어주는 여인의 온기 속에서 정우는 베개를 끌어안은 채 두 번째 절정을 맞이했다.
등줄기를 타고 번진 따뜻한 전율과 함께 마지막 남은 사정감이 남김없이 쏟아져 내렸다.
"하아……."
길고 깊었던 사정이 끝나고, 선영은 티슈로 입가를 깔끔하게 정리한 뒤 벽 쪽으로 다가가 스위치를 올렸다.
탁.
노란 백열등 불빛이 방 안을 은은하게 비추며 어둠이 걷혔다.
땀에 젖어 헐떡이는 정우와 눈이 마주치자, 선영은 헝클어진 머리칼을 털어 넘기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한쪽 눈을 찡긋 윙크했다.
"어때? 처음 삽입했을 때랑, 이렇게 입으로 끝까지 받아줬을 때랑 느낌이 어떻게 달라? 뭐가 더 좋았어?"
갑작스러운 짓궂은 질문에 정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홍당무처럼 새빨개졌다.
"그게…… 둘 다…… 너무 좋았는데, 방금은 그냥…… 마음까지 다 풀리는 것 같았어요."
쑥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스물아홉 청년의 순박한 대답에 선영은 소리 내어 활짝 웃으며 정우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풋, 대답 한번 솔직하네. 오늘 나한테 제대로 배웠으니까, 다음엔 어디 가서 주눅 들지 마. 알았지?"
선영이 건네준 따뜻한 물수건을 받아 들며 정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문을 열고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가슴을 짓누르던 열등감과 불안은 어느새 사라지고, 마음 한구석이 훈훈한 온기로 꽉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서른을 딱 몇 달 앞둔 동창 모임의 화두는 결국 여자와 잠자리 이야기였다.
"야, 김정우. 너 아직도 여자 손 한번 못 잡아본 거 실화냐? 구라 치지 마라."
맞은편에 앉은 민석이 상추 쌈을 입에 욱여넣으며 낄낄거렸다.
"총각 딱지 서른 넘어서까지 달고 있으면 그거 진짜 썩어서 떨어진다, 인마. 내가 저번 주에 갔던 신림동 안마방 매니저 누나 번호 줄까? 손기술이 아주 그냥 예술인데."
"됐어, 인마. 뭔 소리야……."
정우가 멋쩍게 웃어넘기려 하자, 옆에 있던 동진이 소주를 콸콸 따라주며 거들었다.
"빼지 마, 새끼야. 돈 주고라도 경험을 해봐야 실전에서 안 버벅거리지. 야, 남자는 서른 넘어가면 그때부턴 순수가 아니라 그냥 하자품 취급이야. 오늘 술 먹고 혼자 슥 다녀와."
"맞아, 눈 딱 감고 문 열고 들어가면 신세계라니까?"
친구 놈들의 짓궂은 농담과 웃음소리가 귀를 찔렀지만, 반박할 말이 없던 정우는 묵묵히 쓴 소주를 목구멍으로 털어 넣었다.
모임이 끝나고 혼자 남겨진 번화가의 밤거리, 알코올 기운이 온몸에 훅 번져 오르자 낮게 깔려있던 자격지심과 묘한 오기가 발동했다.
'에라, 모르겠다. 나도 언제까지 이러고 사냐.'
정우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외곽 상가 지하에 자리 잡은 낡은 안마시술소 계단을 성큼성큼 내려갔다.
계단을 다 내려가 삐걱거리는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자마자, 찌든 담배 냄새와 특유의 눅눅한 스킨 향이 코를 찔렀다.
카운터의 험상궂은 실장에게 더듬거리며 현금을 건네고 안내받은 곳은 복도 끝의 좁은 방이었다.
벽에 걸린 낡은 형광등이 지직거리며 깜빡였다. 정우는 축축한 비닐 슬리퍼를 벗고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았지만,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귓가를 때려 숨이 가빴다.
'내가 미쳤지…… 지금이라도 그냥 나갈까?'
손바닥에 흥건하게 밴 식은땀을 바지에 문지르며 안절부절못하던 찰나, 드르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안녕, 총각. 오래 기다렸어?"
와인색 가운을 걸친 여자가 방 안으로 들어섰다.
짙은 눈화장과 붉은 립스틱 사이로 살짝 번지는 눈가 주름, 족히 사십 대 초반은 되어 보이는 농익은 인상의 선영이었다.
풍만하고 묵직한 체형에서 풍기는 낯선 여자의 향수 냄새에 정우는 숨이 턱 막혔다.
"아, 아뇨……."
정우는 고개조차 들지 못한 채 침대 시트만 손톱이 하얘지도록 쥐어뜯었다.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바닥의 장판 무늬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꼴이 영락없이 죄지은 아이 같았다.
"어머, 총각. 얼굴이 왜 이렇게 새빨개? 열나?"
선영이 피식 웃으며 정우의 옆에 털썩 앉았다.
침대 매트리스가 푹 꺼지며 그녀의 따뜻한 체온과 짙은 살냄새가 정우의 온몸을 덮쳤다.
정우의 어깨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들어갔다.
"총각, 긴장했네? 편하게 있어."
선영의 목소리는 날카롭지 않고 차분했다.
하지만 정우는 여자의 눈을 마주칠 용기조차 나지 않아 침대 시트 모서리만 꽉 쥐었다.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헛기침만 내뱉는 정우를 보며, 수많은 남자를 겪어본 선영은 그가 어떤 상태인지 단박에 알아옘다.
조급함, 수치심, 그리고 거절당할까 봐 짓눌린 두려움.
"혹시…… 여자가 처음이야?"
정우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
변명이라도 해보려 했지만, 덜덜 떨리는 목소리가 오히려 완벽한 자백이 되어버렸다.
귀 끝부터 목덜미까지 시뻘겋게 달아오른 채 고개를 푹 숙인 꼴을 보며, 선영은 풋 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비웃음이 아니라, 그 서툰 모습이 퍽 귀엽다는 듯한 부드러운 웃음이었다.
"거짓말 못 하네. 손 떨리는 것 좀 봐."
선영이 정우의 굳어있는 손등 위로 자신의 손을 얹었다.
차가운 식은땀으로 젖은 정우의 손과 달리, 선영의 손바닥은 도톰하고 기분 좋을 만큼 따뜻했다.
"나이가 어떻게 돼? 한 이십 대 중반 됐나?"
"스, 스물아홉이요……."
"어머, 곧 서른이네? 친구들한테 등 떠밀려서 용기 내서 온 거야?"
정곡을 찔린 정우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비참함과 수치심에 입술을 짓깨물며 고개를 끄덕이자, 선영이 혀를 차며 그의 어깨를 툭 쳤다.
"친구 놈들이 쓸데없이 겁만 줬네. 괜찮아, 부끄러워할 거 하나도 없어. 남자가 때 되면 다 배우는 거지 뭐."
"그냥…… 제가 다 서툴러서 죄송해요……."
정우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한마디를 뱉어내자, 선영은 혀를 끌끌 차며 협탁으로 손을 뻗었다.
"죄송하긴 뭐가 죄송해. 내가 편하게 못 해줘서 그런 거니까 기죽지 마. 자, 이거 시원하게 한 모금 마셔봐."
선영은 종이컵에 시원한 물을 가득 따라 정우의 떨리는 손에 쥐여주었다.
차가운 물을 한숨에 들이켜자, 타들어 가던 목구멍과 속이 조금은 진정되는 기분이었다.
빈 컵을 건네받은 선영이 벽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자, 이러고 있으면 숨 막히니까 불부터 끄자. 여기선 아무것도 안 보여도 돼."
딸깍.
스위치 소리와 함께 지직거리던 형광등이 꺼지고, 창문 하나 없는 지하 방 안으로 칠흑 같은 어둠이 쏟아져 내렸다.
바로 앞의 손가락조차 분간할 수 없는 완벽한 암흑이었다.
시각이 차단되자 정우의 거친 숨소리만이 공기를 울렸다.
"얼굴도, 몸도 안 보이니까 부끄러워할 거 없어. 자, 일단 침대에 엎드려봐. 몸부터 시원하게 풀어줄게."
정우는 더듬거리며 침대에 엎드렸다.
잠시 후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침대 매트리스가 푹 꺼지며, 은은한 아로마 오일 냄새와 선영의 묵직한 체온이 등 뒤로 훅 덮쳐왔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네. 뼈 부러지겠어."
선영의 두툼하고 따뜻한 손바닥이 정우의 굳어있던 승모근과 척추 라인을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묵직하게 파고드는 압력에 정우의 입에서 억눌린 숨이 새어 나왔다.
"아…… 윽."
"아파? 살살 해줄게. 숨 천천히 내쉬어봐."
손바닥에 오일을 묻혀 목덜미에서부터 등, 허리 쪽으로 미끄러지듯 쓸어내리는 손길은 능숙하고 부드러웠다.
시각이 차단된 상태에서 등판을 타고 전해지는 손바닥의 마찰열과 살결의 감촉에, 정우를 짓누르던 팽팽한 긴장감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손길이 척추뼈를 타고 점점 아래쪽, 엉덩이와 허벅지 안쪽으로 은밀하게 내려가기 시작하자 정우의 호흡이 다시 가빠졌다.
"자, 이제 몸 좀 풀렸지? 천천히 천장 보고 돌아누워 봐."
선영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정우는 조심스럽게 몸을 뒤집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침대 매트리스가 삐걱거리더니, 선영이 정우의 골반 양옆으로 다리를 벌리고 자연스럽게 올라앉았다.
묵직하고 따뜻한 여자의 무게감이 아랫배를 덮쳐왔다.
"숨 깊게 쉬고…… 옳지, 잘하네."
어둠 속에서 선영의 도톰하고 따뜻한 손이 정우의 떨리는 손을 찾아 깍지를 꼈다.
살결의 온기가 서서히 굳어있던 손가락을 풀었다. 선영은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한 손으로는 정우의 가슴팍과 어깨를 천천히 쓸어내리며 귓가에 낮게 숨결을 흘려보냈다.
사십 대 여인의 노련하고 묵직한 포용력은 정우의 날 선 방어기제를 서서히 녹여냈다.
시각이 사라진 공간에서 살결이 스치는 소리, 샴푸와 살냄새, 그리고 상대의 규칙적인 호흡만이 온 세상을 가득 채웠다.
선영은 정우의 굳은 손을 겹쳐 쥐고 천천히 자신의 아랫배 위에 얹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매끄럽고 따뜻한 맨살의 감촉이 손바닥에 닿자, 정우의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손가락에 힘 빼고, 천천히 위로 올려봐."
선영의 나직한 음성을 따라 손을 올리자 얇은 브래지어 끈이 만져졌다.
정우가 멈칫하자, 선영은 그의 손등을 부드럽게 감싸 쥐며 속옷의 버클 쪽으로 이끌었다.
"옳지, 여기 살짝 누르면 풀려. 겁먹을 거 없어. 여자는 부드럽게 다뤄주면 다 좋아하거든."
탁, 소리와 함께 속옷이 풀려나가자, 풍만하고 묵직한 가슴의 부드러운 곡선이 정우의 손바닥 안으로 온전히 쏟아져 들어왔다.
숨이 멎을 듯한 탄력과 손가락 사이로 넘쳐나는 살결의 부피감에 정우는 꼼짝도 하지 못했다.
"왜 그래, 숨도 못 쉬네. 편하게 만져봐. 이렇게 손바닥 전체로 감싸 쥐고…… 살살 굴리듯이."
선영이 정우의 손을 쥐고 자신의 가슴을 천천히 주무르도록 유도했다.
손바닥에 감기는 뜨거운 열기와 손끝에 스치는 꼿꼿한 돌기의 자극에 정우의 입에서 억눌린 신음이 새어 나왔다.
"눈앞에 아무것도 안 보이니까, 손끝 감각에만 집중해 봐. 네가 느끼는 그대로 나한테 전해주면 돼."
귓가를 간질이는 다정한 속삭임과 살결의 온기가 정우의 가슴속 깊은 곳에 맺혀 있던 오랜 결핍과 불안을 하나씩 녹여내리고 있었다.
정우는 떨리는 손가락을 굽혀 처음으로 온전히 타인의 살결을 더듬기 시작했다.
차가운 세상에서 늘 뒤처지고 도태되었다는 자격지심 대신, 손끝을 타고 전해지는 뜨거운 살의 탄력과 굴곡이 머릿속을 하얗게 지워버렸다.
"어때? 느낌이 어때?"
선영이 정우의 귓바퀴를 살짝 깨물며 속삭였다.
"너무…… 따뜻하고, 부드러워요……."
"그래, 네 손으로 만지고 싶은 데 다 만져봐. 겁먹지 말고."
정우가 손바닥 전체로 가슴을 감싸 쥐고 조심스럽게 힘을 주자, 선영의 입에서 나지막한 콧소리가 흘러나왔다.
선영은 서툰 정우의 손길을 온전히 받아내며, 상체를 더 깊숙이 숙여 정우의 가슴팍에 제 맨살을 짓누르듯 밀착시켰다.
풍만하고 뜨거운 여자의 체온이 온몸으로 덮쳐오자, 정우는 주체할 수 없는 떨림에 몸을 떨었다.
선영은 그런 정우의 뒤통수를 감싸 안아 제 품으로 꽉 끌어안았다.
"천천히…… 다 괜찮아."
어둠 속에서 정우가 어정쩡하게 손만 얹고 있자, 선영은 그의 손등을 겹쳐 쥐고 천천히 힘을 싣는 법부터 가르쳐주었다.
"가만히 대고만 있지 말고, 이렇게 둥글게 원을 그리듯이…… 옳지. 너무 세게 쥐면 아프니까 부드럽게 감싸 안는 거야."
손바닥 전체로 전해지는 묵직하고 따뜻한 살결의 부피감에 정우는 얕은 숨을 들이켰다.
선영은 서두르지 않고 정우의 손가락 끝을 살며시 이끌어 꼿꼿하게 솟아오른 가슴 중앙의 돌기 위로 가져갔다.
"여기는 아기 다루듯이 살살 굴려줘 봐. 손끝으로 살짝 꼬집듯이 비벼도 좋고."
선영의 나지막한 속삭임에 용기를 얻은 정우는 굳어있던 손가락 마디를 천천히 움직였다.
엄지와 검지로 부드럽게 돌기를 집어 비틀자, 선영의 허리가 미세하게 튕기며 입술 틈으로 젖은 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아…… 응, 그렇게…… 손끝 감각 좋네."
자신이 여자를 기분 좋게 만들고 있다는 생생한 반응을 느끼자, 정우의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다.
정우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열기에 이끌려 선영의 가슴골 쪽으로 불쑥 얼굴을 파묻으려 했다.
낯설고 강렬한 살냄새에 정신이 아득해져 본능적으로 입술을 벌리는 순간, 선영의 부드러운 손바닥이 정우의 뺨을 살포시 밀어내며 제지했다.
"잠깐, 총각. 성격도 급하네."
정우는 거절당했다는 생각에 흠칫 놀라며 몸을 움츠렸다.
"아…… 죄송해요. 제가 선을 넘어서……."
당황해하며 뒤로 물러서려는 정우의 뒤통수를, 선영이 쿡쿡거리며 다시 제 품으로 끌어당겼다.
"죄송하긴. 원래 우리 같은 업소에서는 마사지하고 바로 본게임 들어가지, 이런 애무는 안 해줘. 위생 문제도 있고."
선영은 나직하게 귓가에 숨결을 불어넣으며 말을 이었다.
"근데 총각이 너무 착하고 긴장한 게 귀여워서…… 특별히 서비스해 주는 거야. 대신 제대로 배워야지?"
선영은 정우의 턱을 살짝 들어 제 꼿꼿해진 가슴 쪽으로 천천히 유도했다.
"그냥 막 깨물면 아프기만 해. 사탕 굴리듯이, 혀끝으로 살살 핥아 올리다가 입술 전체로 포근하게 감싸는 거야. 알겠지? 한번 해봐."
허락과 함께 친절한 가르침이 떨어지자, 정우는 조심스럽게 입술을 열어 선영의 가슴 중앙을 머금었다.
뺨 전체로 번지는 부드러움과 뜨거운 살 냄새를 들이마시며, 배운 대로 혀끝을 굴려 돌기를 부드럽게 감아올렸다.
"응, 읏…… 아, 그래…… 그렇게. 잘하네."
정우가 혀끝으로 굴리고 살짝 입술을 오므릴 때마다, 선영의 숨결이 파도처럼 정우의 귀를 적셨다.
선영은 만족스러운 듯 정우의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자신의 가슴으로 더 깊이 밀어붙였다.
정우 역시 여유가 생긴 다른 한 손으로 반대쪽 가슴을 감싸 쥐고 부드럽게 주무르며 자극을 이어갔다.
선영의 가슴을 머금은 채 정신없이 탐닉하던 정우는 하복부를 찌르는 듯한 팽창감에 저도 모르게 허리를 들썩였다.
마사지를 받을 때부터 하체에 덮어두었던 얇은 타월 너머로 터질 듯한 열기가 고스란히 뿜어져 나왔다.
선영은 그런 정우의 성급한 반응을 알아채고 피식 웃으며 타월을 가볍게 걷어냈다.
"가슴만 빨아도 벌써 이렇게 난리가 났네. 아주 터지겠어."
타월이 걷히며 서늘한 공기가 스치기도 잠시, 선영의 뜨겁고 도톰한 손바닥이 바짝 달아오른 정우의 물건을 묵직하게 감싸 쥐었다.
난생처음 겪는 여자의 직접적인 손길에 정우는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찌릿한 전율을 참지 못하고 엉덩이를 튕겼다.
"하…… 읏……!"
"쉬이, 놀라지 마. 벌써 가면 안 되지. 숨 길게 내쉬면서 아랫배에 힘 풀어봐."
선영은 정우가 당장이라도 터져버릴까 봐 손아귀의 힘을 부드럽게 풀고, 엄지손가락으로 민감한 기둥 옆선을 살살 쓸어내리며 타이밍을 조절해 주었다.
그러고는 상체를 숙여 축축하고 따뜻한 입술로 성기 끝부분을 지그시 머금었다.
뜨거운 구강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감각과 혀끝이 훑고 지나가는 자극에 정우는 베개를 쥐어뜯으며 허리를 덜덜 떨었다.
"잠, 잠깐만요…… 누나, 진짜 나올 것 같아요…… 앗……!"
"괜찮아, 조금만 참아봐. 흥분된다고 숨 멈추면 바로 끝나는 거야. 천천히 들이마시고…… 옳지, 잘 참네."
선영은 정우가 한계에 다다를 때마다 입술을 떼고 나직한 숨을 불어넣으며 사정감을 달래주었다.
몇 차례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자,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던 정우의 흥분도 차분하게 묵직한 쾌감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선영은 기특하다는 듯 정우의 땀에 젖은 이마를 부드럽게 넘겨주며 상체 위로 올라앉았다.
"이제 조금 진정됐지? 그럼 이제 여자가 어떻게 느끼는지도 제대로 배워야지."
선영은 정우의 떨리는 오른손을 잡아 자신의 벌어진 다리 사이로 이끌었다.
"자, 만져봐. 겁먹지 말고 손가락 펴서."
선영의 손길을 따라 정우의 손끝이 매끄러운 허벅지 안쪽을 스쳤다.
위로 올라갈수록 손가락에 닿는 살결은 땀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미끄럽고 뜨거운 체액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여기…… 엄청 뜨겁고 축축해요……."
"여자가 기분 좋고 준비가 되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물이 나오는 거야. 무턱대고 넣으려고 하면 여자도 아프고 너도 다쳐. 항상 여기가 충분히 젖었는지 손끝으로 먼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해."
선영은 정우의 손가락을 조금 더 위쪽, 도톰하게 솟아오른 은밀한 꽃잎의 맨 위쪽으로 인도했다.
"여기 작은 콩처럼 만져지는 데 있지? 여기가 제일 민감한 곳이야. 막 찌르듯이 누르면 안 되고, 손끝 지문으로 살살 원을 그리듯이 굴려주는 거야. 한번 해봐."
정우가 배운 대로 조심스럽게 힘을 빼고 손가락을 둥글게 굴리자, 선영의 허리가 가늘게 떨리며 젖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아읏…… 그래, 그렇게…… 힘 빼고 살살. 아주 잘하네."
어둠 속에서 자신의 손끝 하나에 여자의 숨결이 가빠지고 몸이 떨리는 것을 확인한 정우는, 평생 느껴보지 못한 깊은 충만감과 자신감을 맛보았다. 선영은 거칠어진 숨을 고르며 협탁 쪽으로 손을 뻗어 바스락거리는 비닐 포장을 뜯었다.
"자, 이제 실전이야. 이거 씌우는 법도 알아둬야지."
선영은 정우의 손을 잡아 콘돔의 방향을 맞추고 공기를 뺀 뒤 부드럽게 말아 내리는 법까지 차분하게 알려주었다.
그러고는 다리를 넓게 벌려 정우의 허리 위로 완전히 자세를 잡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뜨겁고 젖은 입구가 정우의 단단해진 끝부분을 지그시 내리눌렀다.
"허리에 힘 딱 빼고, 날 올려다본다고 생각해."
선영이 서서히 체중을 실어 가라앉자, 좁고 뜨거운 살벽이 정우를 빈틈없이 삼켜 들어갔다.
"하아…… 읏…… 꽉 찼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압도적인 밀착감에 두 사람은 동시에 탄성을 내뱉었다.
정우는 29년 동안 가슴에 맺혀 있던 모든 결핍과 두려움이 여자의 뜨거운 품속으로 온전히 녹아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선영의 허리를 단단하게 부여잡았다.
선영이 부드럽게 허리를 돌리며 내려앉을 때마다, 빈틈없이 조여오는 뜨거운 살벽의 마찰에 정우는 턱을 치켜들며 신음을 삼켰다.
어둠 속에서 오직 살과 살이 부딪히는 눅눅한 소리와 두 사람의 가쁜 호흡만이 방 안을 메웠다.
"하…… 읏, 총각…… 아주 잘 참네……."
선영이 정우의 가슴팍에 손을 얹고 깊숙이 눌러 앉자,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압도적인 열기가 정우의 한계를 부쉈다.
정우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선영의 골반을 꽉 쥐어 올리며 허리를 튕겼다.
"누나, 저…… 갈 것 같아요…… 앗……!"
"응, 괜찮아…… 안에 다 쏟아내……."
마지막 허릿짓과 함께 정우는 선영의 깊은 곳으로 모든 긴장과 억눌렸던 열망을 길게 뿜어냈다.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며 침대 시트로 털썩 가라앉는 정우의 이마를, 선영이 다정하게 쓸어 넘겨주었다.
잠시 거친 숨을 고르던 선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정우에게서 빠져나왔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능숙하게 콘돔을 매듭지어 휴지에 감싼 선영은 물티슈를 꺼내 정우의 사타구니를 정성스레 닦아주기 시작했다.
"고생했어. 처음 치고는 아주 훌륭했어."
따뜻한 물티슈의 감촉과 선영의 부드러운 손길이 닿는 순간, 정우의 몸에 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방금 전의 격렬했던 사정으로 다 풀렸어야 할 열기가, 선영의 손가락이 여전히 맨살을 훑는 감촉에 반응해 다시금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기 시작한 것이다.
어둠 속에서 손끝에 닿는 부피감이 다시 단단해지자, 선영이 닦아내던 손을 멈추고 헛웃음을 쳤다.
"어머……? 얘 봐라? 총각, 방금 제대로 싼 거 맞아?"
"어…… 죄송해요, 저도 왜 이러는지……."
당황한 정우가 허겁지겁 몸을 가리려 하자, 선영이 피식 웃으며 정우의 허벅지를 툭 쳤다.
"스물아홉 피 끓는 청춘이라 이건가? 마사지 시간 거의 다 끝났는데…… 참 나, 오늘 서비스 제대로 받네."
선영은 짐짓 마지못하다는 투로 투덜거렸지만, 목소리에는 장난기 어린 온기가 묻어났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대신 다시 상체를 숙여 꼿꼿하게 솟아오른 정우의 물건 쪽으로 얼굴을 가져갔다.
"마지막이야. 대신 이번엔 군소리 말고 금방 싸야 해, 알겠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촉촉하고 따뜻한 입술이 성기를 다시 한번 깊숙이 삼켜 물었다.
이미 한 차례 절정을 겪어 극도로 예민해진 신경 위로 선영의 부드러운 혀가 구석구석 감겨들자, 처음 겪었던 삽입의 묵직한 압박감과는 또 다른, 온몸을 녹여내는 듯한 나른하고 뜨거운 쾌감이 밀려왔다.
"하…… 으…… 누나, 진짜…… 감사해요……."
어둠 속에서 터져 나온 정우의 진심 어린 중얼거림에, 선영은 대답 대신 목구멍 깊은 곳까지 조이며 입술을 바짝 밀착시켰다.
단순한 욕정의 해소가 아니라, 자신을 온전히 배려하고 보듬어주는 여인의 온기 속에서 정우는 베개를 끌어안은 채 두 번째 절정을 맞이했다.
등줄기를 타고 번진 따뜻한 전율과 함께 마지막 남은 사정감이 남김없이 쏟아져 내렸다.
"하아……."
길고 깊었던 사정이 끝나고, 선영은 티슈로 입가를 깔끔하게 정리한 뒤 벽 쪽으로 다가가 스위치를 올렸다.
탁.
노란 백열등 불빛이 방 안을 은은하게 비추며 어둠이 걷혔다.
땀에 젖어 헐떡이는 정우와 눈이 마주치자, 선영은 헝클어진 머리칼을 털어 넘기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한쪽 눈을 찡긋 윙크했다.
"어때? 처음 삽입했을 때랑, 이렇게 입으로 끝까지 받아줬을 때랑 느낌이 어떻게 달라? 뭐가 더 좋았어?"
갑작스러운 짓궂은 질문에 정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홍당무처럼 새빨개졌다.
"그게…… 둘 다…… 너무 좋았는데, 방금은 그냥…… 마음까지 다 풀리는 것 같았어요."
쑥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스물아홉 청년의 순박한 대답에 선영은 소리 내어 활짝 웃으며 정우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풋, 대답 한번 솔직하네. 오늘 나한테 제대로 배웠으니까, 다음엔 어디 가서 주눅 들지 마. 알았지?"
선영이 건네준 따뜻한 물수건을 받아 들며 정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문을 열고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가슴을 짓누르던 열등감과 불안은 어느새 사라지고, 마음 한구석이 훈훈한 온기로 꽉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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