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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도 말 못한 한여름밤의 이야기

향기 2026.09.24 13:02 👁️ 1,520

스물둘 그해 여름, 친구들과 떠난 바닷가.  
낮에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웃었는데, 밤이 되자 공기가 달라졌다.  
모래사장 끝, 기타치고 노래부르며 앉아 있던 오빠들.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는데 이상하게 낯설지 않았다.  
술이 돌고, 웃음이 커지고, 손이 스치고… 어느새 우리는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좁은 공간.  
손전등이 꺼지자 숨소리만 남았다.  
한 명이 내 허리를 끌어안았을 때, 나는 거부하지 않았다.  
입술이 닿고, 손이 옷 속으로 들어오고, 바닷바람이 텐트 천을 스치는 소리와 함께 내 신음이 섞였다.
처음에는 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옆에서 다른 손이 내 허벅지를 쓸어올렸다.  
눈이 어두워서 누구인지 정확히 보이지 않았다.  
그저 뜨거운 입술과 손길, 그리고 단단하게 밀려오는 것들이 번갈아 나를 채웠다.  
한 명이 안에서 움직일 때, 다른 한 명이 내 입을 막았고, 또 다른 손이 가슴을 주물렀다.  
다리가 벌어지고, 허리가 들리고, 모래가 등에 붙는 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저 낮은 신음소리만 반복해서 흘러나왔다.
그 밤이 얼마나 길었는지 모르겠다.  
번갈아 들어오고, 빠지고, 다시 들어오고…  
내가 엎드려 있을 때, 옆으로 누워 있을 때, 앉아 있을 때.  
끝없이 이어지는 손길과 허벅지, 그리고 내 안에서 터지는 것들.  
아침에 텐트 밖으로 나왔을 때 바다는 여전히 파랬고, 나는 다리가 풀려 제대로 서지 못했다.
숙소에서 만난 친구들은 서로 아무말도없었다.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그 후로 몇 년이 지났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얼굴도 흐릿하다.  
그런데 매년 7월이 되면, 더운 공기가 피부에 닿는 순간 그 밤이 살아난다.  
텐트 안의 어두운 열기, 여러 손의 무게, 내 입에서 터져 나오던 소리, 그리고 끝없이 밀려오던 쾌감.
지금도 창문을 열어놓고 선풍기 바람을 맞으면서,  
가끔은 눈을 감고 그 밤을 다시 쓴다.  
이번엔 더 솔직하게, 더 깊게.  
한여름밤의 일탈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향기

오늘 밤, 나만 봐.

댓글 2

  • 바람꽃 20일 전

    상상해보니까 부럽네요 ㅋㅋ

  • 소 소나무 19일 전

    다음 이야기도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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